서동혁(2012-05-16 07:24:25, Hit : 1036, Vote : 127
 무시에 대하여

무시에 대하여

                                                  밝은서울정신과   서 동 혁

요즘 진료를 하면서 내담자들이 성장과정에서 왕따 등의 무시를 받는 상처로 인하여 무시 받는 상황에 대한 과민한 반응과 또 무시 받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예기불안, 무시 받지 않기 위한 과도한 노력에 의한 긴장과 피로, 무시 받지 않는 상황에서도 무시 받는다고 느끼는 오해 등의 다양한 문제가 생기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무시는 비난, 왕따, 거절, 함부로 대하기, 폭력 등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한 상황에서 상대방에 대해 무력한 경우 화를 내지도 못하고 억울하고 분노가 억압되면 그 분노가 자신으로 향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 자신은 한심하고 가치 없는 인간으로 보이고 세상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상처를 주는 가해자로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보기에 인정할 수 없는 가해자들에서 당한다고 느끼며 한심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 속에서 무시 받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가지고 인정을 받으려 노력하며 잘 되면 행복하다가 잘 안되면 좌절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가해자와 같이 주변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무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받는 무시 스트레스가 우리 사회에서 증가하고 중요한 스트레스로 등장하고 있다. 인정과 무시라는 양극이 만들어 내는 갈등이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는 현상은 과도한 교육열, 선행학습, 학교폭력, 높은 자살율과 만연한 우울증, 대학생들의 스펙쌓기 등 다양하다.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본능적인 것이다. 자존심과 자신감을 지키고 살려면 타인의 인정에 의하여 자신의 가치를 경험해야한다.
요즘 이러한 문제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소수의 잘난 사람이 있고 그 외는 비슷하다는 삼각형 사회구조 속에서 심리적인 박탈감이 적었고 부모, 선생님, 상사 등의 권위를 인정하고 사회적 예절이라는 공격성을 억제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훈련을 받아왔다. 그러나 수십년간 사회가 민주화, 개인화라는 변화를 겪으며 집단적 권위가 부정되고 유교적 예절은 약화되며 공격성은 증가하여 인간 존중의 미덕보다는 모두가 잘나고 승자가 되어야하는 약육강식의 상황에 내 몰리게 되었다. 과도기적 변화의 사회 속에서 부모들은 내 자식이 잘나야하니 태어나기 전부터 태교로 시작하여 영재교육,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여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부모, 자식 모두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아이들은 OECD 국가에서 행복도 최하위이고 국민 자살율은 최고인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 등에 대한 대책을 보면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성교육을 이야기 하지만 무엇이 인성교육인가?
얼마 전 일요일 양재동 코스트코에 1년 만에 가보고 깜짝 놀랐다. 그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상호 무시를 실천하고 있었다. 카트를 가에 세우지 않고 가운데 세운 채로 서로 잡담을 하고 핸드폰 통화를 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실종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였다. 우리 사회에서는 남을 무시하는 것이 자신의 힘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남녀노소 관계없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인다. 부모와 싸우고 선생님을 무시하고 대학에선 인문학적 지성이란 실종된 채 스펙만 쌓으며 살아가도록 만드는 우리 사회의 앞날은 어떠한가? 그것이 아이들의 문제인가 우리 모두의 문제인가?
정말로 이제는 모두가 반성을 하고 이 사회를 점차 지옥으로 만들어 가는 약육강식의 논리에서 벗어나 누구라도 존중받으며 소중히 여겨지고 잘나거나 성공하지 않아도 자신의 삶이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인간의 가치를 찾아주는 정신적 운동이 시급하다. 지옥과 천당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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