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혁(2013-01-13 06:56:10, Hit : 1035, Vote : 121
 분별과 고통

                                          밝은서울정신과     서 동 혁

인간의 정신발달에서 분별이 중요하다.
어린 아이는 말을 배우며 싫다는 말을 많이 쓰게 된다. 두 돌 정도의 아이들이 “싫어!”라는 말을 자주 쓰기 시작하는데 자기는 원치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좋고 싫음이라는 감정적 분별의 발달이다. 자기중심적인 감정적인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면 좋다는 감정반응을 일으키고 불만족스러운 대상에 대해서는 싫다는 감정반응을 일으킨다.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생명에 내재되어 있는 생존에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본능적인 반응과 관계가 깊다.
이제 아이는 유치원에 가고 집단생활에 노출되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분별을 배우기 시작한다. 잘 잘못을 따지는 옳고 그름의 분별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집단에 잘 적응하고 집단이 잘 유지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집단의 좋은 권위자는 집단 구성원의 공익을 위하여 갈등을 조정하며 공익에 부합하는 행동을 옳은 것으로 하고 공익을 해치는 것은 틀린 것으로 한다. 이것이 윤리, 도덕, 법 등의 출발이다. 아이는 집단가치에 노출되어
부모나 교사로부터 훈련을 받으며 옳고 그름이라는 분별을 키워나가고 이성이라는 논리적 분별체계를 만들어 간다. 점차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게 되면 이성적 자아를 가지게 되고 이때가 사춘기이다. 부모나 교사 등 권위자에게 자기주장을 하고 반발도 하게 되는 시기로 대개 중학교정도 나이 때이다.
이와 같이 좋고 싫음과 옳고 그름은 인간이 정신적으로 감정적 자아와 이성적 자아를 형성하게 하는 중요한 분별이면서 고통과 갈등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하게 된다.
좋은 것에 강한 애착을 일으키면 강한 소유욕과 집착, 탐욕,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게 되고 싫은 것에 대한 혐오는 미움, 두려움, 분노 등의 감정이 동반한다. 이것이 불안, 분노, 우울 등 세 가지 부정적 감정의 뿌리이다.
옳고 그름에 집착하면 독선적 태도로 관계에서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고 우월감과 열등감, 자만심, 무시, 경멸, 수치심 등이 형성되게 된다. 많은 사회적 갈등과 분쟁의 원동력이 된다.

이제 우리에게는  좋고 싫음과 옳고 그름이라는 분별을 나라는 한 생명의 생존과 내가 속한 사회에 유리하게 활용하여 나와 사회의 행복을 증진하고 고통과 갈등이라는 부작용을 줄여나가야하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져 있다. 좋고 싫음이라는 무의식적 감정적 분별을 나라는 생명에 실제로 유익한가 해로운가를 판단하는 분별로 바꾸고 옳고 그름이라는 이성적 분별을 사회의 공익에 도움이 되는지 해를 주는지 판단하는 분별로 전환하여야 한다. 물론 많은 요소가 상충되어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현실에서 많이 있고 그러한 상황에서는 모호함을 받아들이고 고민하며 좀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데서 인간은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고통은 분명히 정신반응이다. 즉 뇌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나를 괴롭힌다는 인식이 고통은 뇌의 반응이라는 사실을 은폐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말하면 고통은 상황에 대한 뇌의 반응인데 인간의 삶이 고통스러운 것의 개선책을 끊임없이 사회적 변화에서만  찾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같은 상황에 처해도 정신반응이 달라지면 고통은 줄어들고 행복이 증진된다.
많은 환자 분께 내가 자주 묻는 질문이 “주변에서 나에게 주는 고통과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고통을 잘 구분하여 보면 어떤 고통이 더 크냐?”고 물으면 많은 분들이 스스로 만드는 고통이 더 크다고 한다. 자기가 만드는 고통의 뿌리에는 분별이 있고 분별이 만드는 집착과 혐오, 독선과 열등감에서 벗어난다면 행복이 증진되며 분별작용의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 분별의 노예가 아니라 분별을 삶에 유익하게 활용하는 주인이 될 때 인격의 성숙이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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