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혁(2018-10-19 09:36:56, Hit : 301, Vote : 36
 자기와 자기실현

자기와 자기실현

                                                  서 동 혁 (밝은서울정신과)

융의 자기실현은 세상에 나올 때 가지고 나온 나의 모든 정신을 자아가 경험하고 이해하고 통합하여 자아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분히 사는 것이다.  
융은 자기실현의 목적이 한편으로는 자기자신을 페르조나의 잘못된 은폐에서 해방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의식의 상들로부터 오는 암시력에서 해방시키는데 있다고 하였다.
자기는 자아에서 나온 개념이다.
자아의 개념을 잘 이해해야 자기를 이해하기 쉽다.

1. 자아(Ich komplex)
의식이 나와 대상이라는 이분적 분별을 하며 육체와 정신작용을 대상으로 “이것이 나이다.”라는 자아콤플렉스가 형성된다.
의식의 중심으로서 의식을 통제하고 견고히 하는 것이 자아이지만 동시에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에 받아들여 이를 동화시키거나 그 뜻을 인식하는 것도 자아의 몫이다. 그만큼 자아는 자기실현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는 무의식적인 자아가 작용하고 있다.
의식의 발달에 따라 내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의식적인 자아가 형성되고 이러한 의식을 지닌 자아를 관찰적 자아라 한다.
관찰적 자아의 반성능력으로 자신의 정신작용을 관찰하며 습관적 정신작용을 변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1) 인생 전반기 자아와 페르조나

인생 전반기에 자아의 역할은 외부세계에 적응하며 자립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페르조나는 사회가 요구하는 집단적인 규범이다. 페르조나를 갖출 때 사회 속에서 요구되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페르조나를 잘 발달시킬 때 자아는 외부세계 적응이 수월해진다.
자립해서 생존하는 능력을 갖춘 자아는  내면에서 생기는 갈등을 경험하며 무의식세계를 만나게 된다.
자아는 비교하고 분별하며 욕망한다.  이것이 심리적 갈등과 고통의 주요 원인이다.

2) 인생 후반기의 자아와 자기

인생 전반기 자아는 생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인생 후반기 자아는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 직면하게 된다.
종교와  철학,  문학, 심리학, 인류학 등 인문학이 이러한 의문에 기초하고 있다.  
자아는 반성적 관찰과 사유를 통하여 정신적 실재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정신적 실재란 우리는 객관적 정신을 통해서 경험되는 주관적 정신세계를 사는 존재라는 것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정신적 실재는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 분류는 자아에 의하여 가능하다.
의식은 자아가 아는 정신세계이고 자아가 모르는 정신세계가 무의식이다.
자아가 모르는 정신세계가 분명히 작용하고 있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유동적이고 자아의 알아차리는 능력과 반성기능에 따라 의식의 영역은 개인 간에 차이가 크다.
자아의 알아차리는 능력과 반성기능이 발달하면서 페르조나는 나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회의 집단적 의식이 한 인간의 인격발달에서 사회적응과 자립적 생존 기능을 갖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속적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사회적으로 유익한 인격을 만드는데 페르조나와 자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르조나를 잘 갖춘 자아가 형성되면 사회적응을 잘하게 된다.
페르조나를 잘 수행하며 사는 것으로 충분한 인생도 많이 있다.
때로 삶은 더 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살아 온 자아의 자원으로는 한계에 이른다.
자아는 더 나아가야 한다.
페르조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나는 착하게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지는가?
지금까지의 자아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원하는 것을 이루었는데 왜 공허한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향적인 관점에서 환경적인 요인을 조정하여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내향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태도를 변화시키려 한다.
내향적 시도에서 사람들은 종교, 심리학과 심리치료를 시도한다.
각종 중독 등으로 고통과 갈등을 회피하기도 한다.
내향적 해결책에서 분석심리학이 제시하는 것이 자기와 자기실현이다.

2. 자기와 자기실현  
1) 전체정신으로서의 자기
자아의식만으로는 전체인격이라고 할 수 없다.
의식과 무의식이 통합될 때 비로소 전체인격이 실현된다.
자기의 개념은 경험할 수 있는 것과 경험할 수 없는 것, 또는 아직 경험되지 않은 것을 포괄하고 있다.
자기의 개념은 그 자체가 초월적 명제이기 때문에 심리학적으로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더라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다. 전체성으로서 자기는 필연적으로 의식을 초월한다.
자기는 전체인격인 동시에 또한 전체인격의 중심이다.
자기는 자기원형으로 무궁한 에너지를 갖추었고 스스로 존재하고 자율적으로 정신기능을 조절하여 전체정신을 실현시키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
융은 자기라는 심적 요소가 집단적 무의식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자아가 그것을 의식적으로 체험하기 전에는 무력하다는 말을 한 뒤 자아가 그것을 일단 의식하고 체험하면 그 다음에는 자기가 주도권을 차지한다고 하였다.
의식의 삶 뿐 아니라 무의식의 삶을 인식하고 실현하여 통합된 전체인격이 되도록 하는 선험적 조건이 자기원형이다.
자기는 대극 간의 적당한 타협이나 하나가 다른 것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대극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새로운 의식성을 가진다.
자기의 상징으로 대표적인 것이 만다라가 있다.
만다라는 사람이 외부적인 것을 배제하고 내면적인 것을 보존하면서 중심으로 집중하도록 하는 그림이다.
만다라에 표현된 명상과정의 목표는 요가수행자가 신 안에 받아들어지는 것, 즉 관조를 통해 그가 자신을 신으로 재인식하고 그로써 개별적 존재라는 착각에서 신의 상태라는 보편적 전체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것과 관계를 맺고 그것을 통해서 질서 지어진 것과 동시에 에너지의 원천을 묘사하는 인격 중심을 느끼게 한다.
자기는 놀랄만한 현실로서 그것과 관계를 가지고자 원한다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무의식을 의식화하고자 하는 자아의 적극적 자세로 인해 무의식의 조절자인 자기원형이 활성화된다. 인간은 의식을 넓히면서 자아에서 자기로 다가간다. 자기를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2) 자기실현의 과정

(1)그림자의 인식과 통합

자아가 “이런 것은 내가 아니다.”라며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이 그림자이다.
그림자에는 자아에서 배제된 자신의 일부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림자를 의식에 통합하여 인격의 확장이 이루어지고 자아에 의하여 배제된 그림자의 긍정적인 면과 에너지가 의식에 더해져서 자연스럽고 활기가 생기게 된다.

(2)아니마, 아니무스의 인식과 통합

개인적으로 자아가 배제한 무의식의 내용이 그림자라면 집단적으로 배제되는 반대성의 특성이 아니마, 아니무스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외부로부터 남성과 여성으로 분류된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이란 여성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남성은 여성일 수 없고 여성이면 안된다. 신체구조나 호르몬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 남성에게 여성은 무의식이다. 여성에게 남성도 무의식이다, 인간의 집단적 무의식에 있는 분화되지 못한 반대성의 특성이 자율적 콤플렉스로 작용하고 있으며 자아를 사로잡아 알 수 없는 기분이나 생각에 사로잡히게 한다.  그러므로 아니마, 아니무스를 인식하고 자아가 이들과 관계를 가지고 또 이들을 발전시키는 것은 자아를 초월한 집단적 무의식세계를 경험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나는 남성이기 전에 한 인간이고 한 인간으로 온전히 살아가려면 남성성과 여성성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야하며 이러한 과정을 경험한 자아가 자아를 초월한 자율적인 무의식세계를 이해하게 되고 전체정신이며 전체정신의 중심으로 경험되는 자기를 만나고 이해하며 관계할 수 있게 된다.


(3) 자아와 자기, 자기실현
자기를 인식하고 경험하게 된 자아는 자기와 관계가 형성되게 된다.  꿈을 통해 드러나는 자기의 통찰을 자아가 주의 깊게 살펴보며 이해하여 자아의 의도보다는 자기의 뜻을 따르고 존중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과정이 개인적인 자기실현이다.
융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개인적 탐구와 경험을 통하여 한 개인의 자기실현을 경험하였고 이러한 개인적 경험의 보편성을 다른 피분석자의 일련의 꿈들에 대한 해석과 동서양 종교에 대한 이해, 특히 서양 연금술연구를 통하여 증명하였다.
융 이후에도 많은 분석심리학자들이 임상경험과 신화와 민담, 민속자료등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자기와 자기실현이라는 융의 가설을 인간의 원형적 체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참고도서
자기와 자기실현  이부영 저   한길사
























정신적 실재: 자아와 의식이 협동하여 만드는 세계이다.
의식
자아: 나와 대상, 시간, 공간
의식의 작용-사고, 감정(이분적인 분별), 감각, 직관
옳다-그르다, 좋다-싫다,
시공간의 좌표에서 벌어지는 분별: 크다-작다, 높다-낮다, 빠르다-늦다
이러한 세계는 앎이라는 근본작용(지성)이 있으므로 가능한 것이다.

반성적 자아가 “내가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앎의 작용에 의하여 아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며 이것이 정신적 실재의 근본 되는 조건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자아의식을 초월한 정신세계가 있고 거기서 작용하는 지성은 자아의식을 초월하는 통찰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하여 “자기”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자아의 자기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자기실현
이견대인(利見大人):‘이견대인’(利見大人)이란 “훌륭한 사람을 만나면 크게 이롭다”는 뜻이다. 주역(周易)의 첫 번째 괘인 건(乾)괘를 해설하는 괘사에 나오는 글귀다.
무의식은 의식에 자취를 남긴다.

  꿈:  내가 자랐고 영희의 가족과 함께 살던 고향으로 갔다. 영희는 내가 9살 때부터 나의 학교친구였다. 영희가 죽었고 내가 영희의 부모에게 애도의 말을 하려 하였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그들은 그녀가 죽은 것을 모르고 내가 그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해석: 30대 후반의 여자 환자가 꾼 꿈이다. 그녀는 20년 이상을 만난 적이 없고 의식에서 잊혀졌던 영희가 꿈에 나타난 것에 대하여 놀랐다. 이런 일은 흔히 꿈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그렇다면 왜 영희가 등장하게 된 것일까? 무의식은 영희를 무언가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등장인물로 선택을 한 것이다. 영희는 활달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였다. 언젠가 영희가 다른 아이의 안 좋은 소문을 친구들 사이에 낸 적이 있었던 것이 기억나고 남을 뒤에서 욕하는 것을 아주 안 좋게 생각하던 환자는 속으로 나는 절대로 안 그런다고 우월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고 하였다. 그녀는 꿈꾸기 전 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다른 친구가 그녀에게 비밀로 이야기한 것을 이야기 한 적이 있고 무심히 지나갔는데 꿈은 꿈 꾼 사람이 영희의 속성이라고 생각하며 의식에서 억압하였던 부분을  나타내서 자신이 영희와 다름없음을 깨닫게 하는 꿈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남의 흉을 잘 보았고 어머니와의 부정적인 관계를 가진 환자는 그러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을 과도하게 미워하고 업신여기는 태도를 가지게 되고 스스로는 말을 조심하고 대인관계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지게 되었다. 이 꿈을 통하여 환자는 자신이 억압하던 영희로 표현된 인격의 측면을 받아들이어 어머니와의  부정적인 관계로 인하여 억압되었던 본래의 활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을 회복하여 우울하고 대인관계를 불편해 하던 문제가 해소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이 간단한 꿈도 상징적인 언어를 통하여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 객관단계에서 영희와의 관계에서 환자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생긴 왜곡된 감정을 투사하였고 그와 같은 투사가 다른 대인 관계에서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 대인관계의 변화가 오게 되었고 주관단계에서는 의식에서 억압되었던 자신의 본래 성격의 특성을 회복하고 이러한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는 자기(Self)의 작용을 경험함으로써 자기와 자아의 관계를 회복하여 인격발달 즉 개성화 과정을 촉진하게 된다.  
    




분석심리학적 자아, 정신적 실재와 불교
전이와 자기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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